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인정됩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 인과관계 판단의 두 기준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
“업무수행성(業務遂行性)”이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해당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합니다.
“업무기인성(業務基因性)”이란 재해가 업무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인정되는 관계를 말합니다.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의 관계
1981. 12. 17. 법률 제34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제1항은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판례도 이에 따라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을 모두 요구하는 것이 주류적 판례였습니다.
그러나 1981. 12. 17.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법률 제3467호로 개정되면서“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라고 규정하여 ‘업무수행’과 ‘업무기인’이라는 용어를 모두 삭제하였고 이에 따라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 중의 재해가 아니라도(업무수행성이 없더라도) 업무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였다면(업무기인성이 있으면)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업무수행성은 업무기인성을 추정하는 기능을 하며 업무와 재해와의 상당인과관계는 업무기인성에 의해 판단합니다.
질병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판단 방법
사고의 발생이 시간적·장소적으로 특정될 수 있는 ‘사고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경우에는 그 사고가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 중에 일어난 재해인가를 먼저 판단하여 업무수행성이 인정되면, 그 재해가 업무가 아닌 다른 이유로 특별히 발생된 경우가 아닌 한 업무기인성을 인정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됩니다.
질병의 발병이 시간적·장소적으로 특정되기 어려운 ‘질병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경우에는 업무수행성을 판단하는 대신 업무기인성만을 판단하여 그 업무로 인해 재해가 발생한 것이 입증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됩니다.
※ ‘질병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경우에는 근로자가 업무와 질병에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에서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을 두어 근로자의 인과관계 입증곤란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에서 설명합니다.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 또는 범죄행위로 인한 질병·장해·사망이 아닐 것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
다만, 그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봅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단서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그 밖에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